변하가네
소식을 들은 지는 좀 됐는데 그린데이가 내한을 한다. 죽어도 올 것 같지 않았던 놈들이 다행히도 폼 떨어지기 전에 온단다. 사실 암만 슈퍼밴드라도 폼 떨어지면 감흥이 적은 게 사실이니까 지금 와 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르겠다. 그러니까 어머 이건 가야해~ 평일이건 말건 무리를 해서라도 가야한다. 하지만 같이 갈 사람이 없다. 올해 지산락페에 락음악 안 좋아하는 애들을 무리하게 끌고가 본 결과가 얼마나 참담했던가. 그래서 다시는 끌고가진 않으련다. 비교적 취향이 잘 맞는 후배놈은 일본에 음악공부하러 갔고... 아... 밴드할 때 같이 놀았던 형들한테 전화를 해 봐야지. 그 분들은 좋아할거야.


나의 음악적 소양을 키워준 분이시자 한동안 블랙, 데스에 심취하셨던 형님께 전화를 하자. 비록 취향은 아닐 지 몰라도 슈퍼밴드 아닌가

뚜르르...

***
"형님. 잘 지내셨... 어쩌고 저쩌고..",
   "나야 뭐 여전하지. 너도 잘.. 어쩌고 저쩌고.."

"형님. 이번에 그린데이가 온답니다. 이새끼들이 죽기 전에 온다네요. 가셔야죠."
   "........."

"혀..형님? 듣고 계세요?"
   "응. 듣고 있다. 근데 언제 온다는데?"

"내년에요. 평일이긴 한데 뭐 이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? 가시죠"
   "음.. 저기 xx야."

"네. 형님"
   "형이 요새 말이야. 바쁘기도 하고 또 애기도 있고 하니까.."

"알죠 형님. 근데 이 때 아니면 또 이 놈들을 언제 보겠습니까? 흔치않은 기회예요. 혹시 형수님 때문이라면 제가 잘 설명을..."
   "저기.. 그것도 있긴 한데 형은 이제 편하게 음악을 듣고 싶다. 예전같진 않더라고."

"네? 저기.."
   "형은 그냥 편한 음악이 좋아졌어. 요즘은 소녀시대가 좋더라"

"......."
   "......"

***


아마 형은 가족의 평화를 지키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. 주말도 아닌 평일에 가족을 버리고 공연을 보러갈 수는 없으셨을게지. 외로운 가장의 고뇌를 이해 못 해 줄만큼 쫌생이는 아니라고 자위하며 다른 형님께 전화를 걸었다. 이 형님이야말로 우리 밴드에서 제일 가는 배운(음악) 남자이자 한 때 음악을 하기 위해 유학을 감행(하다 수포로 돌아가긴 했지만..)하기도 했던 골수 아닌가. 거기다 이 형님은 아직 솔로이고 직업도 굉장히 프리한 편이니..

뚜르르....


***

"형님. 그린데이가 오는데.."
    "형은 요즘 카라의 엉덩이춤이 그렇게 좋.."

***


세월은 흘러가고 취향은 변해간다.
아무래도 형님들과의 회포는 나중에 있을 소녀시대 공개방송에서 풀어야할 것 같다.
그리고 나 또한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소녀들이 머리속에서 아른거린다.
오늘 밤엔 노트북에 담아놓은 태연직캠영상을 보고 자야겠다.


by 스무살 | 2009/11/02 22:49 | 음악_ | 트랙백 | 덧글(0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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